최근 재미있게 보고있는 <흑백요리사>
6- 7화 팀전에서 승리한 최현석 셰프와 트리플스타의 리더십에 대한 칭찬이 이어지고 있는데, 결과만 보면 둘 다 승리했지만, 그 둘의 리더십에는 분명 차이가 있었다.
트리플스타가 이번 팀전에서 리더로서 보여준 역량은 내가 생각하는 '완벽한 리더'에 가까웠다. 백종원 심사위원에 대한 발언으로 말이 많았는데, 리더십에 대해서만큼은 인정하게 만들었다.

메뉴 선정부터 큰 틀에서 아이디어를 제시하되, 팀원들과 의견을 조율해 구체화하는 유연한 리더십을 보였다. 인터뷰때 '나의 욕심은 내려놓고 팀원들이 잘하는것을 찾고, 세 장르가 잘 융합될수 있게 해야겠다' 라고 한 그의 포부처럼, 각자의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도록 메뉴를 선정하고. 이후에는 각자의 장점을 잘 살릴수 있도록 명확히 역할을 분담했다. 동시에 본인이 맡은 부처 작업이나 고기 커팅 같은 기술적인 부분도 깔끔하고 완벽하게 해냈다.
시간을 분배하고 소통하는 과정도 인상깊었다. "150분까지 해서 먹어보고 결정하겠습니다", "ㅇㅇ분부터 조리 시작할게요" 같은 식으로 시간을 명확히 나눠 팀원들이 쫓기지 않고 집중할 수 있게 했다. 중간에 팀원들과 다 함께 맛을 보며 방향을 결정하는 과정을 가진것. 의견이 엇갈릴 때도 팀원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명확히 결정을 내리니 팀 분위기가 흔들리지 않았다. 팀원들에게 존중과 신뢰를 아낌없이 보여주며 중간 중간 피드백으로 팀원들이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갖고 일할 수 있게 했고, 이는 훌륭한 성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반면 최현석 셰프의 리더십은 분명 훌륭한 부분이 있었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백 명의 입맛을 겨냥해서 대중성 있는 맛과 한식을 큰 방향으로 잡은 부분, 재료를 빠르게 확보한 발 빠른 판단력. 그리고 리더로서 직접 나서서 철판깔고 타 팀에게 대파를 빌려오는 등 책임감 있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타 팀 입장에서는 '얌체' 같다고 느낄 수 있지만, 내 팀의 리더라면 이보다 든든할수 있을까?
하지만 아쉬운 점은 레시피의 세세한 부분까지 혼자 설계하고 그대로 따르도록 요구한 것이다. 트리플스타와는 달리, 팀원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기회는 없었다. 경력이 30년 전후인 베테랑 팀원들이 맡은 일을 완벽히 해냈지만, 그저 기술적인 역할에만 머물렀고 더 발전할 여지는 차단된 느낌이었다.

소통의 과정도 아쉬웠다. 에드워드 리 셰프가 "가리비가 너무 얇아서 조리가 어렵다"는 의견을 냈을 때, 최현석 셰프는 "Trust me"라고만 답했을 뿐, 납득 시키거나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이 없었다. 누군가는 고집스러운 모습조차 리더십이라고 하지만 팀원들은 리더를 믿고 따르면서도 불안감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었을 것이다. 나 역시 백팀을 응원하면서도 "저게 안 통하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 들었다.
결국 승리하긴 했지만, 상대가 조금만 더 강했더라도 과연 이겼을까? 더 유연한 리더십을 발휘했다면 심사위원들까지 만족시키며 더욱 압도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남는다.